개념 해설 · 2026-09-04

세금 AI는 물어본 것만 답한다. 나는 뭘 물어야 할지 몰랐다

가족 자산운용을 위한 세법 온톨로지 제작 프로젝트 1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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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점검차 진행 현황을 정리해봤다

가족 자산운용을 위한 세법 온톨로지를 만들고 있다. 11편까지 오는 동안 자산·거래·세대 단위로 규칙을 하나씩 늘려왔는데, 그 사이 정작 "지금 이게 뭘 하는 물건인가"를 한 번도 짧게 정리한 적이 없었다. 이 글은 그 중간 점검이다.

계기는 단순했다. 자녀에게 오피스텔을 증여하려는 사람이 AI에게 묻는 장면을 떠올려봤다. "오피스텔 증여세, 얼마나 나오나요?" AI는 이 질문에는 답한다. 그런데 이 사람이 실제로 물어야 했던 질문은 따로 있다.

  • 시행령 제28조의4①: 세대가 이미 보유한 다른 주택 수를 셀 때, 오피스텔도 합산 대상인가.

  • 법 제13조의3제4호: 합산되는 오피스텔은 "제105조에 따라 주택으로 과세하는" 것으로 한정된다는데, 그건 무슨 뜻인가.

  • 법 제106조②: 그 판정 기준은 결국 오피스텔의 실제 주거용 사용면적이 50%를 넘는지다.

세 조문이 연쇄로 걸려 있는데, 이 사람은 그중 하나도 몰라서 물어보지 못한다. 세대가 이미 조정대상지역 고가주택을 하나 갖고 있었다면, 이 오피스텔 하나 때문에 취득세율이 몇 배로 뛸 수도 있다. 그런데 질문은 "얼마예요"에서 멈췄다.


"세대분리하면 세금 줄어든다던데"의 함정

같은 문제가 다른 자리에서도 반복된다. 부모 집 근처에 살던 자녀가 세대분리를 하고 집을 하나 더 산다고 해보자. "세대를 분리하면 1주택자 취급을 받아 세금이 줄어든다"는 말은 어디서나 봤을 것이다. 이 사람이 놓치는 지점은 "세대"라는 말이 세법마다 다른 뜻이라는 사실이다.

취득세(지방세법시행령 제28조의3①)는 세대별 주민등록표가 같은지를 본다. 양도소득세(소득세법 제88조6호)는 실제로 같은 주소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지를 본다. 등록표만 옮기고 생활비는 그대로 부모와 같이 쓰고 있다면, 취득세는 별도세대로 인정돼도 양도소득세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배우자가 등록표에 남아 있으면 두 기준 모두에서 세대분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 "세대분리하면 줄어든다"는 말만 믿고 등록표만 옮긴 사람은, 정작 자신에게 적용되는 세금이 어느 기준으로 판단되는지조차 몰랐던 셈이다.


"가업상속공제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의 함정

가업을 물려받는 자녀가 "가업상속공제, 저희도 받을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공제율과 한도는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하지만 이 공제는 피상속인(물려주는 쪽)의 경영기간·지분뿐 아니라, 상속인(물려받는 쪽)의 나이·가업 종사기간에 더해 상속세 신고기한까지 임원으로 취임했는지, 신고기한으로부터 2년 안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는지까지 요건으로 본다. 이 절차 요건을 몰라서 신고기한을 그냥 넘기면, 공제율 계산까지 갈 필요도 없이 공제 자체가 날아간다. "얼마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애초에 "저희가 이 요건을 다 채우고 있나요"라는 전제 질문이 숨어 있었다.


"증여받은 거 팔면 양도세 얼마예요"의 함정

배우자나 부모에게 부동산을 증여받은 사람이 몇 년 뒤 그 부동산을 판다. "양도차익에 세율 곱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취득가액을 증여받을 때 신고한 가액으로 알고 계산하면, 실제 고지서와 크게 어긋난다.

소득세법 제97조의2①은 배우자·직계존비속에게 증여받은 자산을 증여일로부터 일정 기간 안에 다시 팔면, 취득가액을 수증자가 아니라 증여자가 원래 취득했던 금액으로 되돌린다. 그런데 이 "일정 기간"이 자산마다 다르다. 부동산은 10년이고(2022.12.31 개정으로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주식은 1년이다(2023.12.31 개정, 2024.1.1부터 시행). 개정 전에 증여받은 부동산은 여전히 5년 규정이 적용되는 경과조치도 있다. "언제 증여받았는지, 무슨 자산인지, 몇 년 안에 팔았는지"를 다 맞춰봐야 취득가액이 어느 쪽인지 정해진다.

취득가액이 증여자 기준으로 이월되면 양도차익이 커지고, 세금도 그만큼 커진다. "얼마예요"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이게 증여 후 재양도인지, 몇 년이 지났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데, 이 사람은 그 사실을 몰라서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세법은 해석 차이가 곧 세금 차이다

네 사례 모두 세율표 자체는 어렵지 않다. 어려운 건 "이 자산이, 이 세대가, 이 상속인이 그 세율표의 적용 대상이 맞는가"를 가르는 지점이다. 그 지점은 법률 본문에 있을 때도 있고, 시행령에 위임돼 있을 때도 있고, 절차 요건처럼 신고기한이라는 시간 조건에 걸려 있을 때도 있다.

일반 AI는 이 구조를 체계적으로 훑지 못한다. 학습한 텍스트 안에서 그럴듯한 답을 만들 뿐, 법률·시행령·조문 간 위임 관계를 그래프로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정확한 조문 번호와 쟁점을 짚어 물어보지 않는 한, 이 연쇄는 드러나지 않는다. 세법을 모르는 사람은 그 조문 번호를 애초에 알 방법이 없다.


family-wealth는 질문이 아니라 그래프를 순회한다

family-wealth는 사람의 질문이 아니라, 자산과 거래 데이터를 그래프에 대조한다. 오피스텔이라는 자산 유형이 입력되는 순간, 그 자산에 걸리는 모든 조문(법률·시행령)을 순회해 관련 있는 것을 전부 찾아낸다. 세대분리 사례처럼 취득세와 양도소득세가 "세대"를 다르게 정의한다는 사실도, 법마다 규칙에 그 기준을 명시적으로 붙여둬서 판단이 갈린다. 사용자가 "이것도 물어봐야 하나요"를 스스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

세법 전체를 법률(TaxLaw) → 조문(Provision) → 규칙(TaxRule) → 요건(Condition)으로 이어지는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로 구조화해 두고, 조문 사이의 위임·인용 관계까지 온톨로지로 표현한다. 관계·자산유형·소득유형·거래패턴 네 축으로 관련 있을 만한 규칙 후보를 넓게 모으고(Candidate Retrieval), 그 규칙들의 요건과 예외 조항을 자산·거래 데이터와 하나씩 정밀 대조해 확정한다(Applicability Evaluation). 자산 하나, 거래 하나가 입력되면 이 그래프 전체를 SPARQL로 질의해 사람이 놓치기 쉬운 조문까지 대조하는 방식이다.


그래도 확정 못 하는 건 확정 못 한다고 말한다

조문을 다 찾아냈다고 답이 바로 나오는 건 아니다. 오피스텔의 실제 사용 현황이나, 상속인이 실제로 임원 취임을 했는지처럼, 시스템이 알 수 없는 사실도 있다. 이때 대충 짐작해서 계산하지 않는다.

판정 상태를 APPLICABLE(적용) / NOT_APPLICABLE(미적용) / INSUFFICIENT_FACTS(정보 부족)로 구분해두고, 세 번째 상태일 때만 판단에 꼭 필요한 사실을 정확히 되묻는 슬롯필링(Slot-Filling) 루프를 돈다. 답을 들으면 그 자리에서 즉시 재판정한다. 결과가 실제로 달라지지 않는 한 되묻지 않는다.

  • 필요한 사실을 안다면 → 바로 판정한다

  • 모른다면 → 결과가 실제로 갈릴 때만 되묻는다("오피스텔을 어떻게 쓰고 계신가요", "신고기한까지 임원으로 취임하셨나요")

모든 판단에는 어느 법, 어느 조항, 어떤 조건 때문에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가 함께 붙는다. 조항·수치·출처는 PROV-O(출처 표준 어휘) 기반으로 원문 링크까지 추적되고, SHACL 제약으로 근거 없는 조항은 애초에 그래프에 등록될 수 없다.


엔진 안을 들여다보면

  • 세법 지식은 OWL/RDF 온톨로지(TBox=개념 정의, ABox=조문 인스턴스)로 구조화했다.

  • 판단 로직은 명시적 파이프라인이다(OWL reasoner 자동추론이 아니라 단계별 SPARQL 질의). 왜 이 결론이 나왔는지를 블랙박스 없이 한 단계씩 감사할 수 있다.

  • "1세대" 같은 개념도 법마다 다른 기준(등록표 기준 / 생계공동 기준)으로 KB에 등록해두고, 규칙마다 어느 기준을 쓰는지 명시한다.

  • 이월과세의 10년(부동산)·1년(주식) 기간처럼 자산유형별로 다른 임계값과, 그 임계값이 바뀐 개정일·경과조치까지 조문에 딸린 사실로 등록해둔다.

  • 사용자 답변은 불변(immutable) 상태 갱신으로 반영한다. 원본 데이터는 그대로 두고 새 스냅샷만 만들어, 판정 이력이 서로 덮어쓰지 않고 재현 가능하다.

  • 임계값·세율·공제구간·신고기한 같은 사실은 지식 그래프에, 비교·산술 로직은 코드에 둔다. 법이 개정돼도 계산 로직을 다시 짤 필요 없이 그래프만 갱신하면 된다.


아직 다루지 못한 것

지금 그래프가 훑는 건 법률과 시행령까지다. 그 아래 행정규칙·예규까지는 아직 구조화하지 못했고, 가업상속공제의 "피상속인 65세 이전 사망" 예외나 세대분리의 일부 예외 조항처럼 법률·시행령 안에서도 비워둔 예외가 남아 있다. 확정 못 하는 부분은 확정 못 한다고 표시해두고, 다음 조문을 하나씩 채워가는 중이다.


참고와 범위

이 글에서 든 오피스텔·세대분리·가업상속공제·증여 후 재양도 네 사례는 family-wealth의 후보 검색과 되묻기 방식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이며, 실제 인물이나 개별 사안이 아니다. 이 글은 개별 거래의 세무 판단이나 절세 방안을 제공하지 않는다. 실제 적용에는 자산의 실제 사용 현황, 세대 구성, 상속인의 임원 취임 여부, 증여·양도 시점 등 구체적 사실관계와 해당 시점에 유효한 법령, 세무사 등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