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note · 2026-05-26

스텔스 창업과 AI 시대의 실행론

스텔스 창업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신 거창한 건 아니고,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되는 규모이면서 직장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AI Slop이 되지 않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건 나의 몫이고, 데스크 앞에서의 실행은 이제 의지만 있으면 된다. 돈을 만드는 구조를 직접 만들고 시행착오를 겪고 개선하는 루프

스텔스 창업과 AI 시대의 실행론

스텔스 창업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신 거창한 건 아니고,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되는 규모이면서 직장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AI Slop이 되지 않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건 나의 몫이고, 데스크 앞에서의 실행은 이제 의지만 있으면 된다. 돈을 만드는 구조를 직접 만들고 시행착오를 겪고 개선하는 루프를 빠르게 돌리는 것. 그게 첫번째 목표다.


쌓아온 것들

Agentic Workflow를 설계하면서, 온톨로지 기반으로 지식을 구조화하는 ETL 파이프라인을 만들면서, NLP 태스크를 분해하고 앙상블 전략을 고민하면서 — 이것들이 실제로 얼마나 강력한지를 직접 경험해왔다.

단순히 "AI를 씁니다"의 수준이 아니다. 복잡한 정보를 범주론적으로 정리하고, 에이전트에게 위임 가능한 구조로 분해하고, 그 결과물을 다시 검증하는 루프. 이게 제대로 돌아갈 때 개인 한 명이 낼 수 있는 산출의 밀도가 달라진다.

그런데 이 방법들을 조직에서 쓰려고 하면 자주 막히는 지점이 있다.


Communication Cost

팀에서 일할 때, 강력한 방법론일수록 설명 비용이 높다.

온톨로지 ETL이 왜 단순 데이터베이스보다 나은지, Agentic Workflow에서 HITL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NLP 태스크를 왜 이 방식으로 분해해야 하는지. 이걸 맥락이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키는 데 드는 시간과 에너지 — 이걸 Communication Cost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 비용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의사결정이 바뀐다. 더 나은 방법이 있는데도 "설명하기 쉬운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팀의 평균적인 이해 수준에 맞춰 방법론을 낮추는 것. 조율을 위해 강력함을 포기하는 것.

이건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다. 조직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모든 결정에는 정렬(alignment)이 필요하고, 정렬에는 공통 언어가 필요하다. 공통 언어가 없는 곳에서 복잡한 방법을 밀어붙이는 것은 대부분 마찰만 남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내가 가진 방법론의 절반 이상은 조직 안에서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


혼자 한다는 것

스텔스 창업에서 혼자 한다는 건 단순히 팀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Communication Cost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온톨로지 구조로 지식을 쌓고, 에이전트 파이프라인으로 리서치를 자동화하고, NLP 분류 로직을 직접 설계할 때 — 그걸 왜 이렇게 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해를 구할 상대가 없다. 그냥 쓴다.

이게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방법론의 상한선이 "팀이 이해할 수 있는 복잡도"가 아니라 "내가 구현할 수 있는 복잡도"가 된다. 조직에서는 포기해야 했던 지점들을 여기서는 그냥 쓸 수 있다.

이게 혼자 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실질적인 우위다. 자본이나 네트워크가 아니라, 설명 비용 없이 쓸 수 있는 방법론의 깊이.


직장은 재료이고 안전망이다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되는 규모, 직장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

이 조건이 처음엔 제약처럼 보인다. 그런데 다르게 보면 설계가 꽤 합리적이다.

직장은 지금 내가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도메인이다. 어떤 문제가 반복되는지, 어디서 사람들이 막히는지, 어떤 도구가 없어서 불편한지. 스텔스 창업의 재료가 거기에 있다. Communication Cost 때문에 조직 안에서 쓰지 못한 방법들을, 그 조직이 가진 문제에 혼자 적용해보는 것.

그리고 직장이 유지되는 한 실패 비용이 낮다. 루프를 돌리다 틀려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제약이 아니라 안전망이다.


첫 번째 목표

돈을 만드는 구조를 직접 만들어본다.

AI Slop이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는 건 나의 몫이다. 그 고민의 재료는 내가 쌓아온 방법론과 직장에서 가장 가까이 본 문제들에 있다.

데스크 앞에서의 실행은 이제 의지의 문제다. Communication Cost 없이, 내가 아는 방법을 전부 쓰면서.


이 글은 진행 중인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다. 첫 루프가 돌아가면, 다음 글이 나올 것이다.